프리랜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한 학교 후배가 한 마디 했다. "형처럼 주말에도 그렇게 일하는 사람은 그냥 프리랜서 하면서 돈을 더 많이 버는 게 낫죠." 이 말을 듣고 속으로만 후배를 원망했었다. '야, 이 자식아. 그걸 왜 지금 말해. 좀 더 일찍 말하지.'
후배 말이 맞다. 프리랜서를 하면서 회사를 다닐 때의 절반도 일하지 않으면서 돈은 4분의 3 이상 벌고 있다. 한마디로 시급이 올라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높인다면 더 적게 일하지만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그러다 최근에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내가 어렴풋이 하던 생각을 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저자인 팀 페리스는 기동성을 활용한 원격 근무와 과감한 아웃소싱을 통해, 시간의 가치를 높혀 풍요로운 '뉴리치'가 되는 삶에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살기 위한, DEAL의 4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 D(Definition, 정의): 기존의 잘못된 상식들을 완전히 뒤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알고,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
- E(Elimination, 제거): 시간 관리에 대한 고정 관념을 제거하고 단순화하는 단계
- A(Automation, 자동화): 환차익 거래, 아웃소싱, Non-decision 규칙을 활용해 자동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단계
- L(Liberation, 해방): 원하는 대로 일하고 살고 싶은 곳에서 사는 단계
책에서 접한 인상적인 내용을 곧바로 실행하고 적용한 사례를 소개해 본다.
몇 가지 중요한 업무를 찾아내, 그 일들이 짧고 분명한 마감 시한을 갖도록 시간표를 짜는 것... (90쪽)
그동안 나름대로 to do를 잘 관리한다고 생각했었다. 회사에 다닐 때도 매일의 업무를 구글 시트에 정리해서 관리했고, 프리랜서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일자별, 업무별로 잘 정리되어 보이는 장점을 가진 포맷이지만, 관리를 하면서 점점 일의 가짓수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일들까지 시트에 함께 들어 있으면서 스스로를 압박하는 장치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 날 정말 중요한 일들만 할 수 있도록 모바일 구글 캘린더를 활용해 업무 관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에 최대 여섯 가지 업무와 프로젝트, 미팅과 개인 일정으로 플랜을 간소화했다. 이렇게 플랜을 바꾸고 나서는 소수의 의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알게 되었다. 이는 앞서 소개한 DEAL의 4단계 중 E(Elimination, 제거)이며, 시간 관리를 단순화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끌어안으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통해 많은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드워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좀 더 효율적으로 살면서 즐길 수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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