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동안 프리랜서를 하면서 확실하게 깨달은 것은, 한 가지 일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물론 내가 굉장히 뾰족한 핵심 분야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면, 그 분야를 중심으로 연관된 다양한 가지를 뻗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커리어를 쌓아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 중 가장 최근의 직장 커리어에 가까운 일은, 부동산 스타트업의 '마케팅 어드바이저' 활동이다. 마케팅 조직 내 관리자 인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체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부터 실행 가능한 아이디어 도출, 텍스트 콘텐츠 작성 등의 실무까지 주 1회 오프라인 미팅과 재택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생각 외로 많이 들어왔던 업무 요청은 영상 제작이다. 개인적으로 영상 퀄리티 관점에서는, 흔히 말하는 '젊은 사람'들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낸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효과나 자막 트렌드의 습득, 영상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센스 같은 기술들은 '말랑말랑'한 뇌를 가진 이들을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요구하는 영상 퀄리티가 높지 않은 대신, 마케팅 관점에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니즈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달 동안, 용접기 신제품 시연 소개 영상 1편과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영상 16개를 제작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플랫폼을 통해 보고서 작성 외주를 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위에 두 가지 업무에 비해서는 개인적인 전문성을 자신하지는 못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러 규모의 회사를 거치면서 다양한 양식의 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과, 개인적으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욕구와 맞물려 즐겁게 일하고 있다.
이렇게 내 분야의 한 가지 일이 아닌, 여러 분야의 일을 두루 하고 있다. 사실 커리어 중에서 매우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는데, 대신에 IT 마케팅 분야에서 대부분의 영역을 경험해 보았다는 것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을 축구로 치면 멀티 플레이어, 즉 공격수도 할 수 있고, 미드필더도 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수비수까지 맡을 수 있다면 더 좋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러 포지션 중에서 한두 가지는 조금 더 확실하게 잘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멀티플레이어가 잘할 때는 어느 포지션에 놓아도 잘 해내지만, 내리막으로 가는 순간 어디에서도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에서 기본기를 가지고 있되, 특별한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면 다양한 역할에서도 계속 잘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것에 대해 부담이 들 수도 있다. 이전에 해보지 않았거나, 해본 지 너무 오래되거나,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요청받게 되면,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예전에 자의든 타의든, 여러 가지 일을 해내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맡아도 되는 일일까?'에 대해 처음에는 수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 일 잘 되든 되지 않든 간에 그 성공과 실패에서 잘 되면 자신감, 그렇지 않아도 경험이 쌓인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물론 너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그건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건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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